남해 아산리 산99, 바다 바람 사이로 ‘길’을 먼저 연다

남해대교를 건너면 바람이 톤을 낮춘다.

상주은모래비치에서 신발을 벗고 모래를 밟는 동안,
우리는 내일 볼 산99 부지의 첫 문장을 떠올린다.
길이 나야 집도, 삶도 시작된다.
지금 그곳은 맹지다.
그래서 우리는 인접 필지(산98·산97·695·696·698-2·697-3)와 협의해 유효 폭 5~6m(법정 4m 이상), 종단경사 ≤12%내부도로를 잡아두었다.
곡선부 확폭과 배수로, 필요한 옹벽까지 루트 A/B/C 동시설계로 협상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여행의 첫날은 바람으로 속도를 맞추고,
다랭이마을의 노을은 층층 논을 붉게 칠한다.
그 층층이 내일 볼 단지의 배치 원칙과 닮았다.
소형 주택 12~14가구, 동·남동향위주 배치, 차량 2대 교행이 되는 내부도로, 보행과 물류 동선은 분리한다.
집은 18~24평 표준형으로, 관리동에는 공유세탁과 간단한 카페, 공구 대여가 들어간다.
풍경을 보며 “여기서 살면?”을 묻는 동안,
우리는 이미 생활 도면을 그리고 있다.
둘째 날은 숫자로 현실을 확인하는 순서다.
둘째 날 아침, 산99 로컬살이 체험(예약 60~90분). 먼저 실내 육상양식 RAS구역으로 들어간다.
미꾸라지와 쏘가리가 원형 수조를 도는 동안 물은 침사지→여과→살균을 거쳐 다시 순환한다.
처리수 일부는 하우스로 넘어가 **쌈채소 수경재배(DFT/NFT)**에 재이용된다.
물이 한 번 더 돌면서 이야기도 한 번 더 정직해진다.
이 데이터는 숨기지 않는다.
수질·생존율·전력 사용량 같은 운영 KPI를 주기적으로 공개해 신뢰를 쌓는다.
남해읍으로 내려와 점심을 먹으며 운영 구조를 짚는다.
단지는 협동조합을 전제로 한다.
주 20~30시간 참여에 따라 노동·출자 배당을 구분하고,
판로는 로컬푸드·식당 B2B 정기 물량 60% 이상으로 바닥을 만든다.
남는 물량은 D2C 구독으로 흡수한다. 재무는 단순하다.
분양으로 초기 CAPEX 회수운영으로 현금흐름 안정화.
빠른 과장 대신 긴 설득을 고집한다.
금산 보리암에서 다도해가 한눈에 펼쳐지면, 결정이 감정에서 이성으로 내려앉는다.
이 프로젝트의 리스크도 숨김없이 적는다.
접도·도로 협상은 다중 루트와 옵션가(일시/연차/지분)로 풀고,
산지전용·개발행위 인허가는 사전협의 패키지로 동시 대응한다.
환경·수질 심의는 파일럿 데이터로 보완 시간을 줄인다.
수요 변동은 B2B 선계약으로 바닥을 깔고,
체험과 콘텐츠로 브랜드를 두껍게 만든다.
풍경은 마음을, 데이터는 결정을 돕는다.

“이곳이 나에게 맞을까?” 답은 간단하다.
작은 평형으로 생활비 구조를 바꾸고 싶은 실입주/세컨 수요,
규칙이 분명한 “참여형 생활(주 20~30h)”을 수용하는 이웃,
분양+운영의 투트랙을 선호하는 투자 관점.
이 세 갈래가 겹치는 분이라면, 남해의 속도와 산99의 구조가 잘 맞는다.
돌아오는 길,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수경 쌈채소와 제철 어획물을 담으면 여행 뒤 냉장고도 준비된다.
오늘 본 건 풍경이지만,
마음에 남는 건 길과 물, 그리고 일상의 설계다.
우리에게 개발은 분양을 크게 외치는 일이 아니라,
먼저 길을 열고 시스템을 세운 뒤, 삶을 초대하는 일이다.
선택은 늘 현장에서 더 쉬워진다. 남해의 바람을 한 번 들이마셨다면,
이제 숫자와 도면을 함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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